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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의 소통테라피 시즌2] 아이 앞에서만 나오는 나의 감정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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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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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한데, 내 아이에게만 왜 그럴까

[사진출처=pexels]
[한국강사신문 김선희 칼럼니스트] "회사에서는 차분하게 말하는데, 아이 앞에서는 왜 이렇게 욱할까요?" "남에게는 잘 참고 웃으면서 넘기는데, 우리 아이에게만은 자꾸 버럭하게 돼요."

상담 현장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백입니다. 회사 동료가 일을 늦게 마쳐도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어도 여유롭게 기다립니다. 그런데 아이가 숙제를 미루거나 준비물을 깜빡하면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너 대체 왜 그래? 매번 말해도 왜 안 돼?"

이 모순된 모습 앞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자책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만큼 불안하고, 기대하는 만큼 민감해지는 부모의 정서적 구조 때문입니다.

감정 버튼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 뇌의 편도체(감정중추)는 위협이나 좌절을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경보'를 울립니다. 문제는 그 경보가 '예상된 위협'에도 똑같이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숙제를 미루는 모습 하나를 보는 순간, 부모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갑니다. '또 미루면 습관이 되겠지.' '이러다 시험 망치면 어쩌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마치 지금 당장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고, 불안은 곧바로 화로 바뀌어 "너 왜 또 안 했어!"라는 말로 터져나옵니다.

뇌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다니엘 시겔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부모도 함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부모-자녀 관계에서는 서로의 감정 상태가 깊이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기대도 없고,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다릅니다. 아이의 작은 실수 하나가 부모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증폭되는 것입니다.

사회정서학습(K-SEL)의 자기인식(Self-Awareness)과 관계기술(Relationship Skills)은 바로 이 지점에서 필요합니다. 내가 지금 왜 화가 나는지 알아차리고, 그 감정을 관계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선택하는 힘입니다.

화가 아니라 불안이었던 순간

한 초등 고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저녁마다 아이가 숙제를 미루면 "빨리 좀 해!"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왔고, 아이는 씩씩거리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곤 했습니다.

상담 중에 들여다보니, 어머니의 감정은 사실 '화'가 아니라 '불안'과 '조급함'이었습니다. "아이가 뒤처질까봐 두려워서" 나온 반응이었지만, 아이에게 전달된 건 '불신'과 '압박'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대화를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미루는 걸 보니 엄마는 속으로 좀 불안해져. 네 생각은 어때?"

아이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습니다. "나도 알아요. 근데 조금 쉬고 싶었어요. 학교에서 이미 피곤해서요."

그날, 어머니는 처음으로 아이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아이는 게으른 게 아니라 지쳐 있었던 것입니다. 화 대신 불안을 표현하고, 지적 대신 질문을 던졌을 때, 대화의 결말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천 전략으로 감정 버튼을 다루는 3단계를 제시합니다.

1단계, 감정을 정확하게 이름 붙이기

"화났다"는 너무 포괄적입니다. 감정을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세요. 불안하다, 조급하다, 서운하다, 무력하다, 초조하다, 답답하다. 구체적인 감정 언어가 있을수록 자기인식이 선명해집니다. "나는 지금 화난 게 아니라 불안한 거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순간, 이미 감정 버튼은 절반쯤 조절된 것입니다.

2단계, 반사적 말 대신 '3초 멈춤-전환'

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3초만 멈춰보세요. 그리고 "지적" 대신 "관찰"로 전환합니다.

▶초등학생: "왜 아직도 안 했어?" → "아직 시작 안 했구나. 무슨 생각하고 있어?"

▶중학생: "너 이러다 시험 망친다?" → "시험이 다가오니까 엄마는 좀 걱정되는데, 너는 지금 어때?"

▶고등학생: "다른 애들은 다 했다던데?" → "네 속도가 있을 텐데, 지금 가장 고민되는 게 뭐야?"

3단계, 감정 드러내기 + 관계 기술로 연결하기

"엄마는 네가 미루니까 불안해. 네 생각은 어때?" 이렇게 자기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되, 동시에 아이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세요.
▶감정을 숨기는 표현: "너 때문에 진짜 미치겠어!"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 "엄마는 네가 미루니까 속으로 좀 불안해. 그런데 네 생각은 어때?"

전자는 아이를 공격하지만, 후자는 부모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아이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한 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한 주의 마무리 시간, 나만을 위한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주 감정 버튼이 눌린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나요? 그때 내 진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요? 3초 멈춤을 실천한 순간이 있었나요? 일주일에 3회 이상을 목표로 해보세요.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며 대화한 순간도 떠올려보세요. 일주일에 2회만 실천해도 충분합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실수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부모도 성장하는 존재이니까요.

관계 회복은 부모가 먼저 자신을 이해할 때 시작됩니다

아이 앞에서만 튀어나오는 감정 버튼은 부모가 실패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기대하기 때문에 조급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불안과 화로만 표현되면, 아이와의 관계는 상처를 입습니다.

부모가 먼저 자기인식을 통해 감정을 붙잡고, 관계기술을 통해 표현 방식을 바꿀 때, 아이는 비로소 부모의 진심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실천을 위한 셀프 성찰 질문을 제안해 봅니다. 오늘 저녁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난 후,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나는 아이 앞에서 어떤 상황에서 가장 쉽게 '감정 버튼'이 눌릴까요?

▶그 버튼이 눌렸을 때, 내 감정의 본질은 '화'가 아니라 다른 무엇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깊이 들여다볼 부분이 있습니다. 감정 버튼을 인식하고 멈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엄마, 아빠, 있잖아요…"라며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침묵을 깨는 힘 – 아이가 먼저 말을 걸고 싶어지는 순간"을 주제로, 대화를 여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부모가 기다리는 법을 배울 때, 아이는 비로소 말문을 엽니다. 함께 성장해가는 여정, 이번 시즌2에서도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김선희의 소통테라피 시즌2는 매월 첫 주 수요일에 업로드 됩니다.

출처 : 한국강사신문(https://www.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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