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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의 소통테라피 7] 갈등을 기회로 바꾸는 코칭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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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선희 칼럼니스트]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갈등을 경험합니다. 부모와 자녀, 상사와 직원,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의견이 충돌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죠.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관계를 악화시키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신뢰를 쌓습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코치이자 강사로서 많은 부모와 리더들을 만나며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갈등은 반드시 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려 하거나 감정을 앞세워 반응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대화법을 익히고 실천하면, 갈등의 순간이 오히려 신뢰를 쌓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코칭 대화법’을 활용하면 상대의 방어를 줄이고,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코칭 대화법을 바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3단계 소통 기술을 알아보겠습니다.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 – 인간의 뇌는 위협을 피하려 한다.
갈등은 단순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상대의 말과 행동이 ‘위협’으로 인식되는 순간, 뇌가 본능적으로 방어 태세를 취한다는 점입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록(David Rock)은 신경과학을 기반으로 한 SCARF 모델을 통해 인간이 어떤 요소에서 위협을 느끼는지 설명했습니다. 인간의 뇌는 다음 다섯 가지 요소가 침해될 때 방어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첫째, Status(지위)입니다. 상대가 나를 무시한다고 느낄 때 위협을 느끼는 것이죠. 둘째, Certainty (확실성)입니다. 상황이 예측되지 않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방어 태세를 취하게 됩니다. 셋째, Autonomy(자율성)로 내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느낄 때, 권리를 침해받는다고 느낀다는 것이죠. 넷째, Relatedness (관계성)입니다. 소외감을 느낄 때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협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Fairness (공정성)인데요, 자신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때, 인간은 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네가 하는 건 항상 엉망이야.”라는 말은 지위와 공정성에 위협을 가하는 말이 되겠죠. 또, “엄마 말대로 해, 그러면 돼.”라는 말은 자율성에 위협을 가하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네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은 관계성에 위협을 가하는 말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상대의 뇌를 방어 모드로 전환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기회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칭 대화법: 갈등을 해결하는 3단계 소통 기술
코칭 대화법은 다양한 대화 모델이 존재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경청 → 질문 → 재진술 세 가지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상대방의 방어를 줄이고, 공감과 신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경청 (Active Listening) – ‘말’이 아니라 ‘의도’를 듣기
갈등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그 말 뒤에 숨은 ‘감정과 욕구’를 읽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상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지만, 이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숙제를 미루고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해보죠. 이 상황에서의 일반적인 반응이라면, 그 장면을 보자마자 “너 또 공부 안 하고 게임이야? 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라는 비난의 말이 먼저 나가게 됩니다.
이 상황에 코칭 대화법을 적용해 보면, “공부를 미루는 게 네겐 더 편한가 보구나. 요즘 뭐가 제일 힘들어?”라는 공감의 말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면, 방어적인 태도를 줄이고 대화할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되죠.
질문 (Ask Powerful Questions) – 열린 질문으로 사고 확장하기
일반적으로 우리는 갈등 상황에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되는데요. 그러나 “왜?”는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태도를 유도하는 말입니다.
대신, “어떤 점이 어려웠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은 열린 질문을 사용하면 상대가 자신의 감정을 더 깊이 탐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됩니다.
일반적인 반응의 예시를 들어보자. “왜 맨날 늦게 와?”라는 말은 상대에게 방어 반응 유발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이때 코칭 대화법을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이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늦게 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었어?” 이렇게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이야기할 기회 제공하게 됩니다.
재진술 (Restate & Reflect) – 감정을 요약하고 피드백 주기
재진술은 “나는 네 말을 이해하고 있어”라는 신호를 주는 강력한 소통 기술입니다. 이는 상대가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며, 대화를 보다 안정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줍니다.
대화 중, 일반적인 반응의 예시를 들어보죠.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나도 화가 나.”라며 자신의 감정 강조하면, 그 사람 다음 반응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입니다. 이를 코칭 대화법을 적용해 바꿔 보면, “네 말은 네가 지금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거야, 맞아?”로 재진술을 통해 이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처럼 상대의 감정을 요약해서 다시 전달하면 신뢰가 깊어지고, 대화의 질이 달라집니다.
갈등을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갈등을 피하려 하거나, 감정을 앞세워 반응하는 실수를 자주 범합니다. 하지만 갈등은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경청 - 질문 - 재진술 3단계 코칭 대화법을 실천하면, 상대방의 방어적인 태도를 줄이고, 더 깊은 공감과 이해 속에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가 쌓이면, 어느 순간 갈등의 순간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제 한 번 실천해볼까요? 오늘 가족, 친구, 혹은 동료와 대화할 때, 먼저 상대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열린 질문을 던진 후, 재진술을 활용해 보세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직접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학생의 학습 동기를 깨우는 대화 기술" 을 다룰 예정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우리 아이는 왜 공부에 관심이 없을까?” 고민하시는데요, 사실 아이들의 학습 태도는 부모와의 대화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될까요? 다음 글에서 함께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출처] https://cms.lecturernews.com/news/userWriterArticleView.html?idxno=173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