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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의 소통테라피 5]욕구를 읽으면 대화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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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선희 칼럼니스트]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소통의 벽에 부딪힙니다. 매일 건네는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이에게 먹히지 않고, 배우자와의 대화 요청은 늘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지며, 직장 동료의 차가운 반응에 마음이 위축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통 불능' 상태는 사실 서로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일 뿐입니다. 소통의 본질은 욕구입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통하지만, 우리는 종종 상대방은 물론 자신의 욕구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로 인해 서로 다른 기대와 반응이 충돌하며 관계의 골이 깊어지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우리는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과 윌리엄 글라서의 선택 이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 1908–1970)의 욕구위계이론: "욕구는 단계적으로 충족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가 마치 피라미드처럼 쌓여있다고 보았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생리적 욕구(배고픔, 피로)부터 시작해 안전 욕구(건강, 경제적 안정), 소속과 애정 욕구(관계), 존중 욕구(인정), 그리고 자아 실현 욕구까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될수록 더 높은 욕구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관점에서 보면, 욕구가 결핍 될수록 사람들은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피곤에 지친 배우자에게 대화를 강요하거나(생리적 욕구 결핍), 불안정한 직장에서 직원에게 열정을 요구하는 것(안전 욕구 결핍)은 효과가 없습니다. 결국 소통을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요.
윌리엄 글라서(William Glasser, 1925-2013)의 선택이론: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글라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모든 행동이 욕구 충족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생존, 소속, 힘(존중), 자유, 즐거움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문제 행동'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게임에 빠진 아이를 이해해보죠. 표면적으로는 게으름처럼 보이지만, 게임 속에서 아이는 자유롭게 선택하고(자유 욕구), 성취감을 느끼며(힘 욕구), 즐거움을 얻는다(즐거움 욕구). 마찬가지로 대화를 피하는 배우자도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강요받지 않고 싶은 자유 욕구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일상에서의 실천하는 욕구를 읽는 대화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어떻게 소통해야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아이와의 대화는 명령이 아닌 대화로 해주세요. 예를 들어, "공부 안 하고 뭐하니?"라는 비난 대신, "네가 집중하기 좋은 시간이 언제일까?" 혹은 "공부하면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어?" 라고 말해주세요. 이렇게 물으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기회를 얻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둘째, 배우자와의 대화는 이해와 존중을 담아 소통해 주세요. "왜 항상 대화를 피하는 거야?"라는 공격 대신, "요즘 많이 바빠 보이는데, 조용한데 다녀오는거 어때? 시간 낼 수 있을까?" 혹은 "당신 편한 시간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언제가 괜찮아?"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상대의 상황을 인정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면 더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셋 째, 직장에서의 대화는 자율성과 인정을 기반으로 해주세요. "이건 꼭 해야 해요"라는 지시 대신, "이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의견이 있나요?" 혹은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라고 말이죠. 이렇게 물으면 상대방의 존중 욕구와 자유 욕구를 만족시키면서도 책임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진정한 소통의 시작 소통이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소통이 훨씬 매끄러워 집니다. "이 사람은 지금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을까?" "이 행동의 이면에는 어떤 욕구가 있을까?" 상대의 행동을 판단하기보다, 그 속에 담긴 욕구를 이해하려 할 때, 대화의 질은 달라집니다. 진정한 소통은 상대방의 욕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모든 관계의 시작입니다. 말하기보다 먼저 욕구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 회에서는 '기질로 보는 관계의 비밀: 소통이 달라진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때까지 가족이나 동료의 말 속에 담긴 욕구를 한번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그것이 더 깊은 이해와 소통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출처] https://cms.lecturernews.com/news/userWriterArticleView.html?idxno=171807